다들 아시듯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인 연극작품으로, 아무래도 영화의 영향과 파급이 엄청났던만큼 영화의 그늘을 완전히 걷어내고 보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이 작품이 원작인데도 말이죠. 영화와 동일하게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구체적인 사건의 디테일이나 인물 설정은 상이합니다. 영화와 연극의 닮은 점과 다른 점을 서로 비교해가며 보는 것도 나름 재밌는 관람법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작품 자체만 놓고본다면, 오랫동안 사랑받은 작품답게 이야기가 가진 완성도나 긴장감은 확실히 뛰어난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몰아치는 듯한 중반부에서 후반부의 전개는 압도적입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영화에 비해 전반적인 인물의 성격이 평면적인 점이라 해야할까요.
어찌됐든 로맨틱 코미디 일변도의 대학로 무대에서 보기드문 수작 스릴러라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람팁을 알려드리자면, 무대 단상의 높이가 생각보다 높은 편입니다.(맨 앞 좌석 앉은 상태를 기준으로 명치 높이쯤 됩니다.) 원활한 관람을 위해서는 맨 앞 좌석보다는 조금 뒤 쪽에 앉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더불어 다루고 있는 사건이 사건인만큼 대사나 상황의 수위가 다소 센 편입니다. 극 중간 중간에 배우들이 흡연을 하는 장면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