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2014년 5월 8일

영화의 큰 줄기는 어찌보면 통속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6년동안 키운 아들이 당신의 친자식이 아니라면?’이라는, 한국 드라마에서조차 이미 낡아버린 레퍼토리죠. 심지어 극 중의 주인공들조차 ‘그런 건 우리 부모 세대에나 있는 일 아니었나요?’라며 의아해할 정도니까요. 다만, 그런 출생의 비밀이 줄거리 전체를 차지하는 옛 드라마와 달리 이 영화는 차분하게 법정 절차를 밟아 조정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주인공 료타는 자신이 6년동안 기른 남의 자식 ‘케이타’를 계속 기를 것인지, 아니면 6년동안 다른 사람 손에 길러진 친자식 ‘류세이’를 데려와 기를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죠.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하는 대주제는 가족이란 관계가 피로 이어져 있는가 아니면 시간으로 이어져 있는가 하는, 가족 본질에 대한 물음입니다. 자칫 신파로 빠질 수 있을 법한 주제와 설정을 이 영화는 감정의 과잉없이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을 고수하는 고레에다 감독 특유의 화법이 돋보이는 대목이라 할수 있을 것 같네요.

온갖 자극적인 소재의 영화가 쏟아지는 요즘, 보기 드물게 온 가족이 다같이 볼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