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

2014년 6월 9일

아직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보지 않은 상태라 함부로 단언하기 힘들지만, 개인적으로 올해 이때까지 개봉한 작품 중 가장 잘 만들어진 오락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참신한 요소가 사실상 전무함에도 이 정도의 완성도와 재미를 이끌어 냈다는 점이 놀랍기도 하네요.

영화의 기본적인 플롯은 <소스코드>와 유사합니다.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하루를 리셋하는 톰 크루즈의 모습은 <소스코드>의 제이크 질렌할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죠. 극 초반 프랑스 상륙작전의 모습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오버랩됩니다. 외계인과 싸우는 군대라는 설정은 <스타쉽 트루퍼스>와 상통하죠.장착하는 기계수트는 이미 <아바타>에서도 클리셰로 느껴졌을 정도로 SF에서 흔한 장비입니다. 톰 크루즈와 외계인이 나오는 영화라는 점에서 <우주전쟁>을 연상한 분도 계실지 모르겠네요. 이렇듯 이 영화에서 참신한 요소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재미가 있습니다. 약간의 설정 오류도 눈에 띄지만, 진지하게 걸고 넘어가지 않으면 그냥저냥 수긍하고 봐 줄 있을 수준입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단 재밌으니까요.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눈에 띄는 건 연출입니다. 끊임없이 루프하는 상황임에도 관객들이 지겨워하지 않게끔 필요한 부분만 보여주는 편집이 수준급입니다. 뿐만 아니라 요소요소에서의 위트도 놓치지 않죠. 한마디로 말해 정말 잘 만든 헐리웃 SF 오락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소 박한 평가로 보일런지도 모르겠으나, 이 정도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못하는 영화가 천지에 널렸다는 점을 상기해보면, 나쁘지 않은 평이라고 생각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역시 톰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새삼 되새기게 해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