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영화를 관통하는 전반적인 코드는 ‘병맛’입니다. 과장되지 않게 소소한 웃음을 주다가도, 질러야 할 때는 과감하게 치고 나가는 감독의 유머 센스가 이 영화를 단단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으라차차 스모부>나 <워터보이즈>, <스윙걸즈>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 청춘 영화를 재밌게 관람한 분들이라면 이 영화도 재밌게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영화에서 ‘족구’는 단순히 구기 종목이 아닌 청춘의 메타포로써,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중적이지만, 메이저한 종목은 아니고, 또 때로는 병신같지만, 멋있기도 한 족구라는 구기 종목은 어쩐지 우리의 청춘과 닮아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영화는 족구를 큰 줄기로, 캠퍼스의 다양한 인간 군상과 사회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죠. 청년 실업, 등록금 인상, 학자금 융자 등 현 시대의 청춘들이 안고 있는 고민들을 툭툭 건드리면서도. 불필요하게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거나 신파로 빠지지 않습니다. 시종일관 경쾌한 분위기가 이 영화의 최고 미덕이 아닌가 싶네요.
정말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보며 크게 웃어본 것 같습니다. 무거운 블록버스터 영화에 지친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네요. 소규모로 개봉한 작품이라 얼마나 극장에 걸려있을지는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