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포기한 대가로 받은 첫 월급이 얼마였죠?”
“연봉이 2만 7천 달러였어요.”
“언제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계획이셨습니까?”
“…좋은 질문이네요.”
“평생 한 직장에 봉직하는 분들을 많이 봤습니다. 선생님처럼요.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이면 퇴근하죠. 행복이라고는 전혀 느끼지 못하면서요. 선생님께 지금 기회가 온 겁니다. 세상을 다시 사는 거예요. 자신이 없더라도 자녀분들을 위해 도전하세요.”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의 영화 <인 디 에어(원제 : Up in the Air)>에 나오는 장면이다. 사실 이 대화는 영화 전체 맥락에서 그다지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그저 주인공인 라이언 빙엄이 해고 대행인으로서 얼마나 노련한 인물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기능적인 에피소드에 가깝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장면이 유독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았던 것은 라이언 빙엄의 날카로운 질문 때문이었다.
“꿈을 포기한 대가로 받은 첫 월급이 얼마였죠?”
“언제 회사를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계획이셨습니까?”
이 책에 눈길을 준 이들이라면, 다들 한 번씩 뜨끔하지 않았을까?
브로드컬리 편집부가 발간한 <서울의 3년 이하 퇴사자의 가게들>은, 제목 그대로 퇴사 이후 서울 시내에 가게를 연 사람들의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꿈을 쫓아 직장을 박차고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 얼핏 낭만적으로 비춰질 법한 소재지만, 이 책은 그 낭만을 추구하는 과정이 결코 만만하지 않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다니던 직장에서의 연봉, 자산 현황, 매출 및 비용 구조, 근로 시간 등을 직설적으로 케묻는 질문들은 현실의 무게를 절실하게 체감케 한다. 창업 2년차에 들어서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게도 있었지만, 다수는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심지어 폐업을 앞두고 있는 가게도 있었다. 역시 자영업은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다만, 그럼에도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마냥 불편하지만은 않았던 것은 인터뷰 대상자들의 긍정적인 태도 덕분이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모두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적어도 창업 자체를 후회하지는 않았다. 그들은 모든 상황을 내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의 일부로써 받아들이고 있는 듯 보였다. 각자 나름의 신념을 갖고, 자신만의 철학을 관철해 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나 또한 그들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 명의 청년으로서, 그들의 도전을 열렬히 응원한다.